우리나라의 도로는 주로 옛길에 포장만 덧붙였답니다.
관동대로 옛길이라고 하지만, 주로 이런 길입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주인이었지만, 이제는 차가 주인인 길입니다.
차를 피해 갓길로 갓길로 걸었습니다.
가끔 철길도 건넜구요...
남의 농토에 나있는 소로를 걷기도 했습니다.
안흥에서는 '찐빵축제'를 위해 섶다리와 돌다리를 만들어 놓았더군요.
나란히 놓여 있는 3개의 다리중 제일 먼저 섶다리를, 다음은 돌다리를 건너 보았습니다.
돌다리야 가끔 건너보았지만, 섶다리는 난생 처음 걸었습니다.
출렁거리는 그 느낌이 아찔했습니다.
주 도로에 안방자리를 내주고 거의 밀려난 도로도 있습니다.
그 도로 한켠으로 흙을 돋아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시큰했습니다.
동네 도로를 걷다가 다시 도로에 오르기 위해 가드레일도 넘습니다.
가드레일 넘는 방법은 다리길이에 따라 다릅니다.
롱다리는 넘고, 숏다리는 깁니다^^...
길이 끊어지면 이렇게도 연결해 봅니다.
이 길을 올라가니 넓직한 전원주택의 마당이더군요.
사유지 침입이라며 불쾌해 하는 주인에게 지도를 들이대며 길을 물었더니
친절히(아마, 빨리 가라고...) 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아마 우리 가고 난 후 우리에게 뚫긴 구간의 보안을 강화할 방법을 고민하셨을 것 같습니다만,
우리는 덕분에 찾기 힘들거라고 예상했던 옛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도 가운데 파랗게 점점점으로 되어 있는 구간이 사라진 옛길입니다.
남의 전원주택을 무단침입해 찾을 수 있었던...
사라진 옛 길은 이렇게 으리으리한 전원주택 단지를 가로지르는 길로,
옛 정취 물씬 품어나는 흙길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길은 마소장수들이 마소를 끌고 넘던 길이라고 합니다.
아마 허생원 같은 수많은 장돌뱅이들도 넘나들었겠죠...
가다 보니 철제대문이 나타납니다.
그 대문에는 사유지라며, '출입을 금함'이라는 팻말도 있습니다.
산을 통째로 불하하며 길의 공공성도 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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