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이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부모님께서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지으신 이름, 그래서 흔하디 흔한 이름인 탓입니다. 부모님께서 고민고민하며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하더라도 저와는 안맞을 수 있다라는 생각도 하는 터라 특별히 섭한 마음은 없습니다.
대신 저는 끊임없이 아호를 지어댑니다. 끊임없이 지어대는 탓에 남들에게 알려줄 틈이 없습니다. 올해 만든 아호만도 벌써 3개. 有常, 至誠, 撤手 입니다. 아직은 가장 최근에 지은 아호, 철수를 계속 되새기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칼럼방 이름으로 사용했구요.
철수는 한마디로 포기하기 입니다. 인생의 요체는 포기하기라고 믿습니다. 그러면 인생이 너무 허무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하실 분께 덧붙이면, 포기하기 위해서는 포기할 것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를 가질 것. 그런 다음에는 손을 놓을 것. 그리고 다시 열심히 노력할 것. 궁극적으로는 모두 다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인생의 끝은 죽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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