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를 좋아했던 생텍쥐베리가 '인간의 대지'에서 그 놀람을 적어둔 게 생각났습니다.
{그 동안 길이 우리를 속여 왔다}
길에 서면 그 길만 보일 것이지만 높이 허공에 솟아 시야를 얻은 사람에게는
그 길의 끝이 어디인지 보였겠지요.
막힌 길이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길은 길로 이어져 결국 어디로도 데려다 주지 못함을
보았을까요?
..."
내가 무지 좋아하는 칼럼니스트의 글의 일부분이다.
나름대로 인상깊었던 책이라 사람들과의 이야기 도중에 가끔씩 인용하던 '인간의 대지'에
이런 귀절도 있었나 싶어, 고등학교땐가 읽었던 '인간의 대지'를 다시 펼쳐 보았다.
그 때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들, 주석 달아놓았던 부분들을 보며 무지 새로웠다.
여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이제는 아니다 싶은 부분도 있고...
무에 그리 큰 변화가 있었을라고 했던 20여년 세월의 변화가 갑자기 한 손에 잡히는 듯 했다.
'그래도 그릇 크기 제법 키웠구나!'싶어 자신이 제법 대견스러웠다.
서두에 인용했던 글 읽으며, 너무 좋아서 네게도 소개해 주고 싶단 생각을 했다.
최근에 가장 충격을 받았던 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향하여야 할 목표를 향해
일로매진하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불과 20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하나의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란다. '갈매기 조나단'에 왜 그리 전율했었는지...
위의 글 읽으며, 조나단이 되어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는 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로 살면서 가져야 할 당위성은 '인식의 지평'을 넓혀가는 과정일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목적은 '그릇 크기 키우기'고.
그 방법은 책을 통할 수도, 선을 통할 수도, 기도를 통할 수도, 저자거리생활을 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인생이란 게, 결과를 놓고 보면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을 터.
과정이 중요한 게 인생이고, 그 과정 최대한 즐기는 것이 사람의 몫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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